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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소식

제목

과로사 '사인미상' 업무상 재해 인정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8.02.28
첨부파일0
추천수
1
조회수
1199
내용

사 건 2015구합63395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김00

소송대리인 담당변호사 김00

 

피 고 근로복지공단

소송수행자 황00

 

변 론 종 결 2016. 9. 20.

판 결 선 고 2016. 10. 6.

 

주 문

1. 피고가 2015. 4. 3.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의 남편인 망 이00(1964., 이하 망인이라 한다)1990. 10. 13. 00은행 주식회사(이하 ‘00은행이라고 한다)에 입사한 후 서울 소재 여러 지점을 거쳐 2013. 1. 24.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4-11 소재 서여의도금융센터의 장으로 근무하였다.

 

. 망인은 2014. 1. 22. 19:00경부터 22:00경까지 서울 마포구 상수동 소재 중국음식점에서 서여의도금융센터의 송별회 및 승진자 축하 회식을 하고, 근처 술집에서 추가로 술을 마신 후 24:00경 귀가하여 취침하였는데, 다음날 오전경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되어 119 구급대에 의하여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직접사인 미상으로 사망하였다.

 

.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의 직접사인은 미상이나 심인성 급사로 추정되고, 사망 전 단기 및 만성 과로 등이 확인되지 않으며 업무실적에 대한 압박 등 은 오랜 기간 동안 경험한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되므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내역 및 근무형태 등

) 담당업무 및 근무여건, 환경

(1) 망인은 2013. 1. 24. 00은행 서여의도금융센터장으로 승진 전보되었는데, 서여의도금융센터는 센터장을 포함하여 29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2) 망인은 센터장으로서 RM(Relationship Manager) 업무(기업을 평가하고 기업의 대출을 상담한 후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일을 한다), 관리자 업무(직원 근태 및 휴가관리, 직원 인사고과 평정, 직원 고충 처리 등) 및 센터 총괄 업무(기업금융 창구, 입출금창구 등) 등을 맡고 있었고, 매일 부지점장 회의, 매주 기업금융 부문 주간 회의 및 서여의도금융센터 전체 회의, 매월 부서장 회의 및 본부 주관 회의 등에 참석하였다.

 

(3) 금융센터의 경우 일반 지점과 달리 기업금융 부문과 리테일(소매) 부문을 함께 관리해야 하므로 업무 범위가 일반 지점보다 광범위하고, 센터장은 센터의 최종의사결정자 및 책임자로서 센터 전체의 영역별 실적을 분석하고 경제상황기업투자 추세 등을 고려하여 실적증대 방안을 수립하며, 소속 직원들이 이에 맞춰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상시적인 지도감독, 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서여의도금융센터는 00은행 내 에이(A)급 대형 점포로서 수신여신 규모가 큰 여의도 지역의 주요 지점 중 하나인데, 여의도는 좁은 면적에 비해 다수의 지점이 운영되고 있으므로 00은행의 지점간 내부경쟁이 심한데다가 다른 은행 지점도 밀집되어 있어 외부경쟁 역시 매우 심하여 영업의 어려움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망인의 경력

망인은 높은 업무실적 덕분에 은행 입사 동기들이나 나이에 비해 승진이 빨랐고, 00은행 내부 및 외부에서 다수의 상(2013. 12. 11.자 기획재정부장관 표창 등)을 받았는데, 2013. 1. 19.에는 2012년 종합업적평가 기업금융 부문에서 신한은행의 전국 지점 중 1(인천주안금융센터)을 차지하여 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 망인의 출퇴근 상황 및 업무시간

(1) 망인의 정규 근무시간은 09:00경부터 18:00경까지인데, 망인은 통상 08:00경 이전에 출근하여 18:00경부터 19:30경 사이에 퇴근하였고 평일의 퇴근 이후나 주말에 는 고객관리를 위한 저녁 식사, 술자리, 골프 모임 등을 자주 가졌다.

 

(2) 망인의 발병 전 1주 간의 업무시간은 약 59시간 48, 발병 전 4주 간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은 약 49시간, 발병 전 12주 간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은 약 48시간이다.

 

) 망인의 사망 전 1주 간의 주요 상황

(1) 망인은 저조한 실적을 보였던 서여의도금융센터(평가군인 초대형점포그룹 소속 10개 센터 중 20095, 20108, 20115, 20128)에 부임한 이후 매월 1등으로 끌어올렸으나 평가 마지막 날인 2013. 12. 31. 최종 2등을 하여 2014. 1. 18. 개최된 2013년 종합업적평가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망인을 비롯한 직원들은 거의 1년 내내 1등을 유지하다가 최종적으로 결과가 뒤집혀 2등으로 밀려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상심이 컸고, 망인은 종합업적평가대회가 있던 날 저녁에 열린 서여의도금융센터의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본인의 노력 부족 탓이라고 말하면서 여러 차례 미안함을 표현하였다.

 

(2) 망인은 2014. 1. 20. 서여의도금융센터의 기업금융 부문 전체 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자신이 조금 더 노력했으면 종합업적평가대회의 결과가 좋았을 텐데 아쉽고 미안하다는 취지로 말했고, 2014. 1. 21. 부지점장들과의 회의에서는 올해는 어떻게 먹고 살지.”라고 말하면서 2014년도 실적유지 및 달성에 대한 걱정과 부담감을 표현하였다.

 

(3) 망인은 사망 당일인 2014. 1. 22. 오후경 내부게시판에 게시된 인사발령문을 통해 승진 대상자인 소속 센터 직원들의 다수가 승진에서 탈락한 것을 확인하였다. 그날 저녁에 열린 송별회 및 승진자 축하 회식 자리에서 전체 직원들에게 2013년도 종합업적평가에서 1등에서 2등으로 밀려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고,승진을 하지 못한 직원들에게도 자신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하면서 따로 미안함을표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망인 자신도 본부장 승진 또는 본부 이동을 기대하고 있던 중에 승진에서 누락되어 상실감이 컸던 터라 그날 평소 주량보다 초과하여 거의 만취상태가 될 정도로 술을 마셨다.

 

2) 망인의 건강상태 등

) 망인의 연령, 체질 등

(1) 망인은 1964. 7. 5.생 남성으로 사망 당시 만 49세였고, 170, 몸무게 78

정도 되었다.

 

(2) 망인은 하루 담배 1갑을 피우고, 4, 회당 소주 1~2병 가량 마셨다.

) 2013년도 건강검진 결과

망인은 2013. 6. 25.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결과 관상동맥석회화, 지방간(경증), 대사증후군, 복부비만 등이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 망인의 사망 전 치료 내역

(1) 망인은 2008년경부터 2010년경까지 여의도성모병원에서 고혈압, 고지혈증 및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2) 망인은 2010년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수내과 의원에서 고혈압 치료를 받았고,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원형탈모증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3) 망인은 2013년 하반기부터 가슴을 치며 답답해하는 증상을 보였다.

 

3) 망인의 사인 등에 관한 의학적 소견

)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결과

망인의 사인은 미상이나, 심인성 급사로 추정된다.

 

) 수내과 의원(의사 문철)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결과

일반인에게 격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경우 그 스트레스는 그 사람에게 고혈압을 유발하거나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고혈압을 악화시키거나 또는 다른 경로를 통하여 심혈관계질환을 초래케 할 가능성이 있다.

 

) 서울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증가로 혈압이 상승한 다.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은 흔히 심근경색 등으로부터 유발된다. 과로 상태는 개인이 느끼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직무상의 스트레스가 심근경색증의 빈도를2배 정도 높인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망인은 2010년부터 2013년경까지 지방간, 고콜레스테롤 혈증 의심 소견이 있다. 망인이 보유하고 있던 관상동맥석회화, 지방간, 비만, 대사증후군 등은 체중감량 등의 관리가 필요한데 만일 방치될 경우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망인이 2013년 하반기부터 가슴을 치며 답답해하는 증세는 협심증의 증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흡연과 과음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관상동맥질환의 확인된 위험인자 이다.[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13, 갑 제19호증, 갑 제20호증의 1, 2, 갑 제28호증, 갑 제30 내지 34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증 인 곽재원의 증언, 서울의료원장,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각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수내과 의원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 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며,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하며,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 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고, 업무와 사망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2006. 3. 9. 선고 200513841 판결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망인은 2014. 1.22. 소속 회사의 저녁 회식에서 과음을 하고 취침한 후 다음날 오전경 의식을 잃고 사망하였는데 그 원인은 급성심근경색(심인성 급사)으로 추정되는 점, 망인은 발령받는 지점마다 탁월한 업무실적을 달성하여 은행 입사 동기들이나 나이에 비해 승진이 빨랐는데, 그 이면에는 지속적으로 업무실적에 대한 심한 압박감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있었고, 그로 인해 원형탈모증까지 생기기도 하였으며, 사망할 무렵에는 업적평가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심한 자책감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정규 근로시간 내의 업무 외에도 평일 퇴근 이후나 주말에 고객관리 등 차원에서 잦은 술자리와 골프 모임을 가졌던 탓에 적지 않은 육체적 피로가 누적되어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은 2010년경 고혈압 등이 있는 것으로 진단받았으나 그 이후로는 별다른 이상 증세를 보이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해오다가, 2013년 건강검진 결과 관상동맥석회화, 대사증후군, 복부비만 등의 소견을 보였고 2013년 하반기부터는 가슴을 치며 답답해하는 협심증의 증상을 나타냈던 점, 급성심근경색의 유발요인으로는 고혈압, 고콜레스 테롤, 관상동맥석회화, 지방간, 대사증후군 등이 있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그 간접적인 유발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망인은 급성심근경색을 유발할 수 있는 기존 질환을 가진 상태에서 업무실적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 등으로 인해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었고, 이러한 업무상 스트레스 등이 기존 질환을 통상의 자연적인 경과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키면서 급성심근경색을 유발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으므로, 망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 소결론

이와 다른 취지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강석규, 판사 김유정, 판사 김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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