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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4시간 교대근무 경비원 뇌경색 업무상 재해 인정 사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4.02.15
첨부파일0
추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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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24
내용

부산고등법원 2022. 4. 22. 선고 202220433 판결


1. 처분의 경위

. 원고의 배우자인 망 B(이하 '망인'이라 한다)1948년생으로 2014. 7. 25.경부터 E초등학교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단독으로 학교 출입시설 개방, 경비, 순찰, ·소등, 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 망인은 2017. 5. 6. 토요일 10:00E초등학교 실내 체육관(강당)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된 후 상세불명의 뇌경색증 및 기저핵 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2017. 5. 28. 뇌경색 및 뇌출혈 합병증 등으로 인한 호흡부전 및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다.

.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고 주장하며 2017. 7. 19.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7. 10. 19. 다음과 같은 사유 즉, '발병 당일 및 전일에 돌발 상황이나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는 없고, 4주 및 12주간의 주당 평균업무시간은 각각 52시간, 57시간, 발병 전 1주간 업무시간은 68시간으로 30% 이상 미증가로, 단기, 만성 과로나 특별한 업무적 스트레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며, 발병 시 확인된 심방세동에 의한 중대뇌동맥 뇌경색(색전증에 의한)은 기왕증의 발현이고, 기저핵 뇌출혈은 뇌경색으로 인한 이차적 출혈로, 개인적 위험요인의 자연경과적 진행에 의해 뇌혈관 조절기능의 실조에 이르게 되어 발병하였을 것으로 판단되어 신청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재심사위원회는 2018. 2. 20. 이 사건 처분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사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

 

2. 원고의 주장

망인은 발병 전 1주 평균 85시간, 4주 평균 64.1시간, 12주 평균 68.9시간 동안 교대자 없이 혼자 경비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휴일이 부족하고 공휴일에는 24시간 근무장소에 상주하므로 교대근무와 동등하게 업무가중 요인을 인정하여야 하며, 배드민턴 동호회가 생긴 이후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하여야 했으므로 매일 05:00부터 06:00까지 1시간은 야간근로에 해당한다.

당직근무일지상 평일 주간 휴게시간과 순찰시간이 겹치고, 평일 야간 휴게시간과 교내순찰 시간이 겹치며, 주말 휴게시간도 교내순찰, 외곽순찰 시간이 겹치는 경우가 있어, 실제 망인이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로운 휴식을 취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은 평소 고혈압, 당뇨 등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한 개인적인 위험인자가 없었고, 오히려 업무시간에 비추어 만성적 과로가 인정되고, 따라서 업무가 이 사건 상병을 발생시켰거나 적어도 상병을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관련 법리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5조 제1호에서 정한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하려면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도 그 증명이 있는 경우에 포함된다. 그리고 이때 업무와 질병 또는 사망과의 인과관계 유무는 보통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962604 판결 등 참조).

2) 산재보험법 제37조 제5항은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의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및 [별표 3] '업무상 질병에 대한 구체적인 인정 기준''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으로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및 업무 환경의 변화 등에 따른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로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육체적 · 정신적인 부담을 유발한 경우'를 들면서[1()3)], 그 결정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도록 위임하고 있다[1()].

그 위임에 따른 고용노동부 고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2013. 6. 28.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3-32, 이하 '개정 전 고시'라고 한다)은 근로자의 업무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의 양 · 시간 · 강도 · 책임, 휴일 · 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근로자의 연령, 성별,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업무시간에 관하여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하였다[. 1. ()1)].

위 고시는 2017. 12. 29. 고용노동부 고시 제2017-117호로 개정되었는데(이하 '개정된 고시'라고 한다), 개정된 고시는 개정 전 고시의 규정 내용이 지나치게 엄격하였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근로자의 업무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재해자의 기초질환을 고려사항으로 보지 않도록 개정 전 고시에 규정되어 있던 '건강상태'를 삭제하였고, 업무시간에 관하여는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기준 업무시간을 낮추고, 특히 '교대제 업무, 휴일이 부족한 업무 등의 경우에는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한다.'는 내용을 추가하였다.

3) 근로복지공단이 처분 당시에 시행되고 있던 '개정 전 고시'를 적용하여 유족급여 부지급처분을 한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법원은 처분 후 개정된 고시의 규정 내용과 개정 취지를 참작하여 상당인과관계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다(산재요양 불승인처분에 관한대법원 2020. 12. 24. 선고 202039297 판결 등 참조).

 

. 인정사실

1) 망인의 근무형태는, 평일은 16:30부터 다음날 08:30까지 E초등학교에 상주하면서 6시간씩(휴게시간 2시간 및 수면시간 8시간 제외) 근무하고, 휴일은 08:30부터 다음날 08:30까지 E초등학교에 상주하면서 13시간씩(휴게시간 3시간 및 수면시간 8시간 제외) 근무하며, 평일과 휴일 모두 수면시간은 22:00부터 06:00까지이고, 휴무는 월 2회이다.

2) 망인은 사고 직전 계속 E초등학교에 상주하면서 연이어 근무를 하였는데, 목요일인 2017. 5. 4. 16:30부터 야간근무를 시작하여 어린이날인 2017. 5. 5. 휴일근무를 수행하였고, 토요일인 2017. 5. 6. 10:00경 이 사건 상병 진단을 받았으며, 2017. 5. 28. 사망하였다. 망인은 발병 전 7일간 7일 근무하였으며, 주당 근로시간은 68시간이고, 발병 전 4주 동안 업무시간은 1주 평균 52시간 45,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은 1주 평균 57시간 9분이다.

3) 망인이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불규칙한 맥박을 일으키는 심방세동이 확인되었는바, 이로 인해 심장에서 생긴 혈전이 혈류를 타고 이동하다가 뇌혈관을 막아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한 원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은 다음과 같다.

) 이 사건 상병의 발생 후 사망 시까지 망인을 치료한 H병원 소속 의사는 망인이 뇌경색, 뇌출혈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 등을 앓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하면서, 업무 스트레스 등이 심방세동을 일으켜 뇌경색이 유발된 것으로 생각되고, 망인의 업무가 뇌경색의 유발 요인으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 J협회의 진료기록감정결과는, 망인의 연령이 고령인 점을 제외하면 뇌경색의 발병과 관련된 명확한 위험요인을 확인할 수 없고(망인이 과거 진단받았던 이상지질혈증과 관련해서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경계 또는 적정수준이었고, 심혈관질환을 앓았던 흔적을 확인할 수 없으며, 과거 흡연을 하였으나 오래전부터 금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았다), 망인이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도록 근무하였고, 단독으로 24시간 E초등학교에 상주하는데도 월 평균휴일이 2.67일에 불과하여 휴일이 부족한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개정된 고시에 의할 때 업무관련성이 강하고, 한편 과로로 인해 심방세동이 새롭게 발생하거나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기왕증에 의한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결국 업무가 발병 및 악화에 상당한 수준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판단

1) 위 각 법리 및 인정사실에 나타난 아래의 사정들에 의하면, 망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 법원은 개정된 고시 시행 이전에 유족급여 부지급처분이 있더라도 그 처분 후 개정된 고시를 참작하여 상당인과관계의 존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전 망인의 12주 동안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고 망인의 업무는 휴일이 부족한 업무로서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존재하므로(특히 발병 전 7일간 7일 근무하였고, 목요일 야간근무, 토요일, 일요일 휴일근무를 연이어 하던 중이었다),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개정된 고시 I. 1. ()2) 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인다. 특히 망인의 업무 내용은 E초등학교에 상주하여 숙직하면서 단독으로 넓은 건물과 부지 등에 대해 야간경비, 순찰 등을 하는 것으로 휴일에는 종일 근무를 하는데다가 월 2회의 휴무만이 있을 뿐이어서, 이를 단속적 업무로 평가하더라도 그 자체로 생활 및 생체리듬의 혼란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다(비록 경비, 순찰업무 도중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이나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망인의 업무는 휴일이 부족한 업무에 해당하고, 망인이 업무 도중 취할 수 있는 휴식의 질은 심리적 긴장감과 육체적 불편함으로 인하여 피로를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기에 부족하다).

 

) 앞서 본 의학적 소견 모두, 망인에게 기왕증으로 심장질환이나 뇌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망인이 2015년경 만성폐쇄성폐질환과 폐결핵을 진단받기는 하였으나, 폐결핵은 완치되었고, 이것이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의학적 소견도 찾아볼 수 없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 사건 상병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신청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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